회고신입 개발자 AI 교육에서 본 개발 경험과 AI 활용 경험의 차이
비개발 직군 대상 AI 교육을 도왔을 때는, 기술을 설명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사이의 간격이 개발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발자라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더 쉽게 떠올릴 거라고 여겼던 거죠.
이후 신입 개발자 대상 교육에 보조강사로 참여하면서 그 생각을 돌아봤습니다. 실습을 지원하고 질문에 응대하다 보니, 개발 경험이 있어도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낯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평소 익숙하게 쓰던 개념과 작업 방식이 다른 개발자에게도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던 셈입니다.
그날 만난 교육생들의 모습은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 코드는 익숙하게 다뤘지만, 무엇을 AI에 맡기고 어떤 맥락을 설명할지는 낯설어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개발 역량의 차이가 아니라, 각자가 AI를 써본 경험의 차이로 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설명보다 직접 써 본 경험
개발 지식은 AI가 만든 코드를 읽고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기 작업 중 무엇을 맡길지, 어떤 맥락을 설명할지, 어디에서 직접 판단할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코드를 이해하는 것과 AI에 일을 맡기는 방식에 익숙한 것은 같지 않았습니다.
개발 지식이 돕는 것
AI가 만든 코드를 읽고 검토하는 일.
따로 익혀야 하는 것
무엇을 맡길지, 어떤 맥락을 설명할지, 어디에서 직접 판단할지 정하는 일.
교육을 지원하며 저도 제가 익힌 관점과 노하우를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기능을 설명하고 사용법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도 자기 일에 활용하게 될까 싶었습니다.
저는 각자가 실제 업무에 적용해 보고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작업이라도 직접 맡겨 봐야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과 결과를 확인할 지점이 드러납니다. 그 경험이 쌓여야 다음에는 어디까지 맡기고 무엇을 직접 할지 판단하기 쉬워질 것입니다.
AI 활용법을 설명하는 쪽에서도, 제게 익숙한 방식을 그대로 전하기보다 상대가 지금 하는 일에서 써볼 만한 부분을 함께 찾는 것이 먼저라고 느꼈습니다.
작성자와 확인 방법
이 경험을 돌아보며 AI가 작성한 코드의 신뢰성도 생각했습니다. 제게 먼저 떠오른 것은 사람도 실수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도 실수하니 AI의 오류를 가볍게 보자는 뜻은 아닙니다. 누가 작성했든 확인하는 과정은 필요하다는 생각에 가깝습니다. 사람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정확하다고 볼 수 없듯, AI가 만든 결과도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믿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 옆에 “이 결과를 어떻게 확인할까”라는 질문을 함께 놓고 싶습니다. 결과를 쓸지 판단할 책임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AI 활용을 돕는다면 결과를 얻는 방법과 함께 확인하는 방법도 다뤄야 한다고 봅니다.
반복할 절차와 사람의 결정
자동화에서도 무엇을 맡길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복할 절차가 분명한 일과,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하는 일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떠올린 예는 회의였습니다. 회의에서 어떤 방향을 고를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반면 회의 뒤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은 반복할 절차로 설계해 볼 수 있습니다. 결정 자체를 맡기는 것과, 결정 뒤에 필요한 일을 빠뜨리지 않도록 돕는 것은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내릴 결정
회의에서 방향 고르기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는 사람의 판단이 필요하다
반복할 절차
회의 뒤 기록·정리
반복할 절차로 설계해 AI의 도움을 받아 볼 수 있다
이런 구분 없이 실행을 반복하는 방법만 적용하면, 무엇을 위해 반복하는지 놓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일의 목적과 판단은 사람이 맡고, 그 뒤에 필요한 절차 중 AI가 도울 부분을 찾아가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보조강사 경험을 마치며 남은 고민은, 제가 익힌 방식을 다른 사람의 업무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였습니다. 제 방식이 모두에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각자 하는 일도, 필요한 도움도 다르니까요.
그래도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에는 그 연결을 돕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현업의 일을 듣고, 맡겨볼 부분을 함께 찾고, 결과를 확인할 방법을 정리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AI를 잘 쓰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이 자기 일에서 쓸 방법을 찾도록 돕는 일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